•사회생활을 위한 연기
•능력 세세히 구분해두기
앞편을 쓰다 보니 너무 길어지는 듯 해서 1편과 2편으로 나눴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러한 습득된 무능력에 부딪히는 상황을 극복하려면 어떤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는 이미 각자 해답을 찾았지만, 이 글은 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어차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100년 인생을 산다고 하지만, 학교를 다니고, 남자면 군복무를 하는 이런저런 것들을 감안하면 보통 20대 후반, 늦은 경우는 30대가 돼서야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열심히 살아오면서 ‘전문가’라는 말을 듣기까지는 대략 30년이 필요합니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형성된 습관,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닙니다. 그래서 현재의 자신에게 무한한 확신을 줍니다. 따라서 ‘습득된 무능력’이라고들 하지만, 자신도 이렇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교과서적으로는 간단합니다. 현직에서 퇴직하기 전 다시 차근차근 실무감각을 되살리고 새로운 것을 익히면 됩니다. 그렇지만 말처럼 쉽게 실천에 옮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1. 사회생활을 위한 연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능력의 벽을 넘어서기 위한 첫 단추는 ‘연기’ 입니다. 비록 자신이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최소한 사회생활할 때는 어느 정도 자신을 감추고 상황에 맞추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오래 ‘연기’하다 보면 어느새 그 태도가 자신의 본성이 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단기적인 계약형태로 직무에 들어가면, 우선 저에게 주어진 업무 외에는 절대 입을 열지 않습니다. 회의에 참가해 가만히 전체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젊은 사람들이 잘못된 결정으로 달려가는 모습도 잘 봅니다만, 그래도 제게 주어진 분야가 아닐 경우에는 일단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괜히 나서서 떠든다고 해서 그 말이 실현될 가능성도 낮고, 게다가 그 회사의 다른 사람들은 저에게 주어진 영역을 제외하고는 전문성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입을 다문채 묵묵히 일을 하다보면 꼭 누군가는 제게 다가와서 의견을 물어보곤 합니다. 이때 내가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바를 설명하면 됩니다. 그리고 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절대 길지 않았다는 것이 제 경험입니다.
2. 능력 세세히 구분해두기
다음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분야별로 구분하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전문가들은 현직에 있을 당시 상당히 높은 자리의 간부로 일했기 때문에 회사의 전 분야에 식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야 중 진정한 전문성을 가진 분야가 있고, 회사 간부로서 알게 된 수준에 그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직위가 있기에 잘 모르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무시하지 못하지만, 단기 고급 경력직으로 사회에 나오면 그런 환상은 이미 날아간 뒤입니다.
이럴 경우, 자신이 진정한 전문가인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과시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그저 ‘저는 잘 모르니까 가르쳐주십시오’ 라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를 단기적으로 사용하는 회사가 갖는 기본적인 인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계발, 특히 새로운 시장흐름에 대한 적응은 필수적입니다. 다들 어려워하지만, 실상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거의 비슷한 프레임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라는 말이 온 세상을 떠돌고 있지만, 그것도 내용을 알아본다면 이전의 싸이월드와 큰 차이가 없고, 전기자동차 얘기가 전세계를 뒤덮었지만, 이 또한 동력발생의 방법과 전달장치 등의 차이로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는 사람보다는 이렇게 이전의 프레임을 기억한 사람이 새 세상을 이해하기에 더욱 유리합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단, 변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습니다.
정부지원사업, 해외투자유치, 콘텐츠 전문가
現) 탤런트뱅크 전문가
前) 다산네트웍스 고문
前) 월트디즈니 TV 이사
‘전문가로 살기’는 탤런트뱅크 소속 전문가가 직접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을 정리한 글입니다. 탤런트뱅크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으시다면 ‘전문가로 살기’ 시리즈를 참고해주세요. 탤런트뱅크는 전문가님들께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실 수많은 프로젝트 의뢰를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님과 어울리는 프로젝트를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