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자신이 이른바 ‘갑’질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모두 자신은 ‘을’에게 겸손하고, 또한 친근한 태도로 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모릅니다. 자신이 ‘특정 사람을 을이라고 느꼈다’는 시점에서 바로 ‘갑질’이 시작됩니다.
큰 회사에 다니면 누구나 갑질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지 자신이 모를 뿐이죠.
이 편과 다음 편에서는 갑질에 대해서 우리가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몇가지 사례를 써 봅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만날 갑님은 대기업 이사 출신이십니다. 평상시 말도 아주 잘하고 게다가 말하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을들이 만든 자리에 가면 이런 저런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곤 했습니다. 그냥 세상 살아가는 얘기, 자식 교육얘기도 하지만 기업경영과 관련한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 갑님이 그런 얘기를 하실 때마다 을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또 어떤 분은 메모를 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어떤 을은,
‘XXX이사님 말씀이 아주 핵심을 찌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제가 어려운 부탁 하나 드리고 싶은데 지금 하시는 그 말씀을 조금 정리하셔서 저희 회사에 오셔서 직원들에게 강의를 한번 해 주시겠습니까? 회사가 어려워서 강의료를 많이는 드리기 힘들어도 한번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이 갑님께서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받아들이시고 자료도 약간 준비하여 강의를 하고 을의 회사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성의 표시로는 충분한 강의료를 갑님에게 지불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그 이후에도 몇 번 있었습니다.
몇 년 후, 갑님께서는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다른 일자리를 찾는 동안 시간이 조금 걸리기에 용돈이라도 조금 벌어볼까 싶어서 자신이 예전에 했던 강의자료를 조금 더 다듬어서 아는 회사들을 상대로 강의제안을 하였습니다.
결과는?
다들 예상하는대로입니다. 사실 그 갑님께서 강의하시던 그 내용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에 불과한 것입니다. 을들은 그 갑님이 갑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워낙 말하기 좋아하는 것을 잘 알기에 그런 자리를 억지로 만들어 주었던 것일 뿐입니다. 결코 그 지식이 탐나서가 아니었습니다.
한가지 경우만 더 얘기하죠. 이건 정말 최악의 경우입니다.
어느 정부부처 공무원 출신인 사람에 대한 얘기입니다.
젊은 시절 공무원 시험을 봐서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큰 문제 없이 그냥 평생을 공무원직에 있었습니다. 대단한 성취도 없었지만 큰 과오도 없었던지 그다지 높지 않은 직책으로 정년퇴임했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액수의 연금을 받고 삽니다. 한마디로 여생이 행복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 공무원 시절 갑질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우리가 이른바 ‘갑질’ 이라고 말하는 전형적인 경우 거의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을 그만두고 나서 별다른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자신이 괴롭혔던 ‘을’ 들과 만날 일도 없으니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이 갑님에게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대를 이어 공무원이 되기를 바랬던 아버지의 바램과는 달리 이 아들놈은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원했습니다.
그다지 실력이 없는 친구도 아니었기에 그럭저럭 취업은 했는데 직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가끔은 크건 작건 실수를 저지를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뒤에서 쑥덕거렸습니다, ‘아버지가 그러니 아들이 저렇지…’
얘기는 돌고 돌아 이 아들의 귀에 들어갔고 그 아들은 ‘나와 무관한 아버지의 공무원 생활을 왜 들먹이는가?’ 라는 주제로 여러 사람과 싸웠고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들어간 또다른 직장에서도 소문은 금방 퍼졌습니다.
이 경우는 정말 최악의 경우 아닙니까?
다시 한번 돌아봅시다. 갑질, 정말 한번도 안했습니까?
다음 내용은 8 갑질의 반성 2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부지원사업, 해외투자유치, 콘텐츠 전문가
現) 탤런트뱅크 전문가
前) 다산네트웍스 고문
前) 월트디즈니 TV 이사
‘전문가로 살기’는 탤런트뱅크 소속 전문가가 직접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을 정리한 글입니다. 탤런트뱅크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으시다면 ‘전문가로 살기’ 시리즈를 참고해주세요. 탤런트뱅크는 전문가님들께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실 수많은 프로젝트 의뢰를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님과 어울리는 프로젝트를 찾아보세요.